美의사당 난입 주도한 큐어넌이 신봉하는 음모론 실체는? [글로벌 이슈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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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사당 난입 주도한 큐어넌이 신봉하는 음모론 실체는? [글로벌 이슈 plus]

by 빅쇼트 Big Short 2021.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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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뒤흔든 황당무계 음모론 ◆

지난 6일 발생한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당시 뿔이 달린 털모자를 쓰고 얼굴에 페인트를 칠한 채 나타난 `큐어논의 샤먼` 제이컵 챈슬리(오른쪽)가 의회 경찰과 언쟁을 벌이고 있다. [AFP = 연합뉴스]

 

"가짜뉴스는 빌 게이츠 부부를 순식간에 부두 인형(바늘로 찔러 상대를 저주하는 인형)으로 타락시켰다."

2020년 2월. 중국 우한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지면서 전 지구적 재앙으로 돌변했다. 그런데 당시 국경을 초월해 사람들을 감염시킨 건 비단 바이러스뿐만이 아니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글로벌 자선 사업가인 빌 게이츠 부부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들어 퍼뜨렸다는 황당한 음모론이 퍼진 것. 바이러스 치료를 명분으로 피부 밑에 마이크로칩을 심어 세계인을 감시·통제할 것이라는 게 이 음모론의 골자다.

 

코로나19 팬데믹 출현을 계기로 이렇듯 세계 각국은 창궐하는 허위 정보와 음모론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팬데믹 대응을 위한 방역 업무에도 힘이 모자랄 판에 오염된 인포데믹이 시민들의 대정부 불신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전 국민 코로나19 백신 무료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도모해야 할 대한민국도 백신 안전성을 둘러싼 다양한 인포데믹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인포데믹은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로, 가짜뉴스의 전 지구적 유통과 순환이 공기 중 바이러스만큼이나 빠르게 퍼져 사회를 감염시킨다는 의미다.

2020년 2월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는 인포데믹은 구전 효과를 넘어 미국 민의의 전당인 국회의사당 침탈, 유럽 무선통신 기지국 공격 등 물리적 파괴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이후 유럽에서는 바이러스 확산이 5세대(5G) 통신망 때문이라는 음모론이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

이 가짜뉴스가 시민에게 설득력을 얻은 이유는 통신기기 주파수와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전통적 논쟁 때문이다. 여기에 전대미문의 팬데믹이 발생하자 "5G 통신망이 방사선을 유발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촉매 역할을 한다"는 음모론으로 확대 포장됐다. 이로 인해 영국 통신업체인 보다폰 기지국 3곳이 파괴 대상으로 지목돼 방화 피해가 잇따랐다.

5G 음모론과 함께 SNS를 떠돌았던 또 하나의 인포데믹은 `세계 인구조절설`이다. 인구 증가로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하자 그림자 정부(세계 정치·경제를 조정하는 비밀 세력)가 아프리카 인구를 조절하기 위해 바이러스를 만들어 고의로 퍼뜨렸다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이 음모론은 2009년 신종플루가 창궐했을 때도 똑같은 내용으로 전파됐다. 인포데믹이 시민의 공포를 숙주로 삼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여기에 SNS 이용자의 폭발적 증가, 콘텐츠 제작자의 화려한 편집 기술 등이 결합해 시민 판단력을 마비시키는 인포데믹으로 위력을 더하고 있다.

허위 정보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를 연구해 온 엘리자베스 글로워키 미국 노스이스턴대 연구원은 인포데믹이 갈수록 심화하는 이유로 SNS 업체들의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을 지적한다. 그는 "우리가 적극적인 정보 추구 행위를 하지 않더라도 소셜미디어에 노출되는 허위 정보를 몇 번 읽은 것만으로 관련 내용이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으로 인해) 더 많이 나타나고, 이는 특정 이슈에 대한 우리 관점을 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트 스타버드 워싱턴대 교수는 특히 각종 음모론이 서로 다른 내용으로 구성돼 있지만 이야기 뼈대를 보면 매우 유사한 요소를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권력·재산가들이 악당 역할을 한다` `이 나쁜 행위로 그들이 가진 권력을 유지하고 극대화한다` 등이 기본 전제로 깔려 있다는 것. 스타버드 교수는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에서는 빌 게이츠가 악당으로 음모론의 주인공이 됐는데, 과거에는 세계적 부호인 조지 소로스가 비슷한 음모론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며 "음모론은 (스토리는 바뀌지 않은 채) 단순히 주인공 이름만 바뀔 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둘러싸고 극성을 부린 한 음모론 숭배 집단은 미국 민주주의 시스템을 위협할 정도로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보여줬다. `큐어넌`이라고 불리는 이 극우 음모론 추종 세력은 미국 사회를 이끄는 숨은 권력자들이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딥스테이트` 그룹이며, 여기에서 퇴임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부터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등 다양한 인사가 활약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들은 파우치 소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업적을 훼손하기 위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만들어 중국에 넘긴 반역자라고 비판한다. 또 대선에서 자신들이 지지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패배하자 선거 조작설을 유포하다가 급기야 의사당 침탈까지 주도했다. 심지어 큐어논 열혈 지지자인 공화당 소속 마저리 테일러 그린이 11월 선거에서 조지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되면서 미국 주류 정치판에 큐어논 세력이 입성한 상황이다.


음모론에 대한 공포는 기업도 매한가지다. 미국에서는 지그랩 등 특정 기업에 대한 허위정보가 소셜미디어에서 유통될 때 이를 사전에 감지하고 차단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신종 업체가 등장하고 있다. 지그랩은 자체 보유한 실시간 미디어 정보 탐지 기술을 활용해 자사 고객 기업을 둘러싼 허위 정보를 탐지하고 대응 솔루션을 제공한다.

지그랩은 "전염병, 기후변화 등 다양한 음모론과 미확인 정보가 미디어 전반에 퍼져 있다"며 "이를 미리 파악하고 대비하는 것은 이제 필수 요소가 됐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사 출처: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21/01/94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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